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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5887899 비밀번호를 풀자 - 대전MBC의 가을 야구 중계를 고대하며 -

 

2005년 4월 22일, 현장 인터뷰를 시작으로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어느덧 11년. 어려서부터 ‘독수리 군단’의 열성팬이었던 나는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스포츠사회학을 전공(프로야구 지도자 리더십 연구)하고 지도교수님의 추천으로 해설위원을 맡게 되었다. 이제 프로야구 해설은 나의 삶에서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성근 감독을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재조명하는 연구를 했고, 2006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중계를 기대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 한화이글스의 전신인 빙그레이글스 시절부터 독수리들은 그렇게 불렸다. 송진우, 장종훈, 정민철, 세 명의 영구결번을 보유한 레전드의 구단. 구대성, 류현진을 배출하고 김태균이 버티고 있는 한화이글스. 하지만 강팀이라고 불리기엔 성적이 너무 아쉬웠다. 독수리 군단은 신생팀(NC와 KT)을 제외하고 한국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우승 샴페인을 한 번 밖에 터트리지 못한 구단이다.


5887899. 암호 같은 이 숫자는 2007년 마지막 포스트시즌 이후 7년간 한화이글스의 최종 성적이다. 무려 7년간 최하위 5회, 최근 3연속 최하위, 최초이자 마지막 9위를 두 번이나 기록한 팀. 더 이상 내려갈 곳은 없었고 그들이 선택한 것은 ‘야신(野神)’ 김성근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에 빛나는 김응룡 감독도 회생시키지 못한 한화이글스를 구원하기 위해 재야의 김성근 감독이 영입된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김성근 감독의 영입 과정이다. 바로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사회적 ‘신드롬’에 의한 ‘팬덤’을 등에 업고 지도자가 영입된 것이다. 물론 전적으로 이 때문은 아니겠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한 한화이글스 팬들의 염원이 야신의 영입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예상 가능했던 강도 높은 훈련은 취임식이 끝난 후, 마무리 훈련부터 바로 시작되었고 이는 주전이나 베테랑도 예외일 순 없었다. 여기에 한화이글스는 지난해 정근우, 이용규에 이어 권혁, 배영수, 송은범 등 FA 선수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김성근 감독과 한화이글스는 모든 언론의 중심에 섰고 2015 시즌 ‘태풍의 눈’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FA 선수들의 영입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두웠다. 아무리 김성근 감독이라 할지라도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이글스는 118경기(2015. 8. 31 기준)를 치르면서 57승 61패로 승률 0.483을 거두며 포스트 시즌의 마지노선인 5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과 선수들은 겨우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기다렸고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표방하며 무려 33번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선발이 무너져도 포기하지 않고 벌떼 마운드 운영을 통해 어떻게든 경기를 쫓아가고 결국엔 역전으로 경기를 잡고야 마는 2015년의 한화이글스는 상대 팀들의 견제를 받기에 충분했다. 한화이글스와의 경기는 항상 접전이었고 마치 한국시리즈를 연상케 했다. 많은 팬들은 한화이글스의 야구를 ‘마리한화’, ‘불꽃 한화’, ‘투혼이글스’ 등으로 부르며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들은 더 큰 보상을 받아야 한다. 사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한화이글스가 첫 시즌에서 포스트 시즌을 노릴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그 자리에 위치해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존재하지만 이제까지 그들이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이 시즌 마지막까지 계속된다면 한화이글스와 김성근 감독은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한화이글스 선수들과 야신 김성근 감독의 한화이글스의 비밀번호를 풀 시기가 왔다. 바로 2015년이다. 올 가을엔 대전MBC 야구 중계에서 한화이글스의 승전 소식을 많이 듣게 되길 기대한다.


한화이글스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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