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꼴찌의 반격을 보여줬던 한화이글스가 올 시즌에는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시즌 준비에 나섰다. 대전MBC는 지역 야구팬들의 기대를 담아 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 현장을 다녀왔다. 과연 한화는 1999년 우승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취재진은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를 2월 22일부터 엿새간 취재했다.
2014년 스프링 캠프, 2015년 시즌 직후 마무리 캠프에 이어 오키나와 3번째 취재였다. 이번에는 인천 발 오키나와 행 비행기 표가 만석이라 김해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대전에서 출발하는 만큼 공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여로 비슷한데, 출입국 수속 등에 걸리는 시간이 인천의 절반 이하여서 오히려 산뜻했다. 게다가 출발 시간이 8시, 오키나와까지 걸리는 비행시간이 2시간인 만큼 출발 당일부터 취재가 가능했다.
1년 내내 따뜻한 일본 오키나와는 휴양지로도 유명하지만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인기 있는 프로야구 전지훈련지 임을 실감케 했다. 한화를 비롯한 6개 팀의 구단마크가 걸려 있을 정도였는데, 일본 1, 2군 팀까지 합하면 10개 팀 이상의 훈련장이 오키나와에 있다. 심지어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단 몇 번의 연습게임을 위해 우리나라 1군 경기장에 버금가는 잔디구장까지 만들어놨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유달리 잦은 비와 바람에 독감까지 유행했다. 한화구단에서는 취재진에게도 독감 예방접종을 꼭 하고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만일 독감이라도 걸리면 취재에 차질은 물론, 심지어 접근마저 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에 백신 효과가 1주일 뒤라는 의료진의 말에도 부랴부랴 접종을 마치고 출발했다.
앞서 두 번의 취재 때와는 달리 날씨가 복병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미리 훈련을 했던 고치에서부터 추위 등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제때 올라오지 않는다며 걱정부터 털어놨다. 페이스가 2주 정도 늦는데, 투수진과 타선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외야 수비 등에 허점이 많다며, 우승 후보라는 외부의 시선을 경계했다. 하지만 한결같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가을야구 진출을 1차 목표로 내놨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우승” 목표는 확고했다. 지난해 대표팀의 주장으로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끈 정근우 선수는 캠프 합류가 늦었지만 올해 한화의 주장을 맡아 선후배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 가을야구는 물론 우승까지 해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다른 해의 예의상 하는 “우승이 목표”라는 대답이 아니었다. 선수들에게 인터뷰할 때마다 “우승”이라는 말을 꺼내는 게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그중 가장 걸작의 대답은 “딱 봐도 드림팀 아니에요?”라고 말한 이재우 선수였다. 두산의 마무리로 상징 같은 선수였지만 최근 부진 끝에 2차 드래프트로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선수이다. 이 선수는 김성근 감독의 부름에 감사해하며 마지막 불꽃을 한화에서 태워보겠다고 해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외부의 평가는 어떨까? 작년 가장 많은 매진게임을 이루고, 시청률 보증수표로 떠오른 한화였던 만큼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덕분에 취재 온 야구 취재기자, 해설위원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화의 레전드인 정민철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고향팀에 공식블로그당연히 후한 점수를 줬다. 자신이 있을 때 보다 멤버가 더 좋다며 키 플레이어로 부상에서 회복해 5월 복귀를 앞둔 이태양 선수의 부활을 꼽았다. 또 스카이 스포츠의 이효봉 해설위원도 대전 출신이라며 이야기를 잘 해줬다. 국가대표급 타순과 마무리를 갖춘 만큼 선발을 어떻게 꾸릴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강력한 1선발 로저스와 안영명이 건재한 만큼, 나머지 선발진을 어떻게 꾸릴지가 문제인데, 이태양의 부활에 더해 영건인 김민우, 김범수, 김용주에 FA 영입 심수창 등을 상대팀에 따라 표적선발로 하면 오히려 5선발 틀이 갖춰진 팀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적으로는 유격과 3루 수비가 관건이라고 보는데, 외인타자 최고액으로 영입한 로사리오는 상대적으로 수비보다는 타격에 방점을 둔 선수인 듯 보인다. 오히려 지난 시즌 주가를 높인 강경학과 주현상, 신성현이라는 신인급 선수들의 성장과 군대에서 복귀한 하주석, 오선진 등이 한화의 미래가 아닐까 기대된다.
많은 분들이 “한화 올해 우승할 수 있어?”라고 묻는다. 필자 또한 궁금하다. 무엇보다 골수 한화 팬들과 꾸준한 통 큰 투자, 선수들의 정신력은 역대 최고다. 지난해 꼴찌의 반격을 이뤘다면 올해는 야신의 기적을 보일 때가 아닐까?
그 결과가 판가름 날 가을보다 사실은 손에 땀을 쥐게 할 144 게임 그 한 회 한 회, 공 하나하나가 더 기대된다. 프로야구 개막은 4월 1일, 대전MBC 특집 프로그램 <AGAIN 1999, 야신의 기적>은 3월 28일 밤에 방송된다. 본방 사수
이교선 기자 | 보도국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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