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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일 VS 해야 할 일 -코이카 박람회로 돌아본 나의 일-

지난해 12월 말, 코이카 박람회를 대전에서 개최하자는 협의가 있었다. 장소를 물색하던 중 대전컨벤션센터를 적합지로 정하고 날짜는 올해 2월 20일과 21일로 결정했다. 실무적인 준비기간은 불과 두 달 남짓,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담감도 엄습해 왔다. 해외 봉사와 일자리 등 국제적인 업무를 맡아 하는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와 공동 주최하는 행사였다. 홍보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야 할지, 어느 기관과 협의해야 할지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코이카 박람회는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하는 해외 일자리 박람회였다. 자칫 이번 박람회가 성공하지 못하면 그동안의 성과가 한순간에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려왔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느낌이었다. 이 순간까지 코이카 행사는 필자에게 단순히 ‘주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사업국 직원들과 매일 회의를 통해 예산을 짜고, 초청 명단과 참여 기업, 부대 행사를 준비하고, 편성제작국 담당 PD와 차질 없는 생방송을 위해 일정 등을 공유하면서 이 일은 ‘꼭 해야 할 일’이 되었다. 문제는 행사가 열리기 하루 전날 몰려왔다.

 

 

 

 

 

에피소드 #1 : 디테일
행사가 예정된 2월 20일 새벽 2시, 현장에서 모 참여기관의 현수막이 상태가 좋지 않아 도저히 미관상 그냥 놔둘 수 없었다. 새벽 시간에 참여기관을 불러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다시 인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결국 모두 철거해 다리미로 다리기 시작했다. 일부 참여부스의 디스플레이도 현장과 어울리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참여 부스의 디스플레이를 조금이라도 더 새롭게 돋보이려고 단장을 했다.


준비가 끝났나 싶었던 새벽 5시경, 다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생겼다. 부스 테이블과 의자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대전MBC 직원들과 스태프들이 다시 수건을 들고 테이블과 의자 등 600개를 모두 닦기 시작하였다.


에피소드 #2 : 안전, 또 안전
에일리와 빅스의 축하공연이 예정된 덕분에 개막식 전날인 2월 19일 새벽부터 팬클럽 3백여 명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대기하기 시작했다. ‘참여 인원이 저조하면 어쩌나’하는 우려는 이내 사라졌다. 다만 관람객들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무리 성공적인 행사라 할지라도 안전상 문제가 생기면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출연진들과 관객들의 동선을 수시로 확인하고, 불미스러운 마찰이나 불상사가 생길 여지를 확인하고 거듭 확인했다.

 

에피소드 #3 : 돌발변수
행사를 준비하면서 또 하나의 돌발변수가 생겼다. 행사당일 경기도 분당 코이카 본사에서 가져와야 할 코이카 역사 전시물이 일반차량으로는 이동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동 전시물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작품이었기에 운반 시 충격을 최소화해야 파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급히 충격을 최소활 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을 수소문했다. 10명에 가까운 인력이 동원되고 추가 예산을 투입한 끝에 무사히 행사장까지 전시물을 운반할 수 있었다. 계획했던 대로만 진행돼도 이틀간의 행사를 무사히 끝낼 수 있을지 섣불리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행사는 특히 돌발변수와의 또 다른 싸움이 있었다.

 

 

대전MBC에 입사한 후 16년 동안 5일간 밤을 지새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3일간은 단 한 시간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단순히 주어진 일이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를 돌이켜보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해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필자를 포함한 사업국 선후배와 FNC 직원들은 충남 어린이큰잔치와 로컬푸드 푸른밥상 직거래장터, 고향마실 페스티벌, 대한민국 김장나눔대축제, 로컬푸드 직매장 등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올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일들을 ‘꼭 해내야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성공시킬 것이다.

 

이감우 차장(FNC 본부장) | 사업국 사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