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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모광장

화폐박물관 활성화 프로젝트

 

조폐공사가 공익시설로 운영하는 화폐박물관은 대전의 명소다. 대전역에서 택시를 타고 조폐공사 본사로 가자고 하면 모르는 택시기사들도 많지만 같은 울타리 안에 있는 화폐박물관이라고 하면 금방 알아듣는다고 한다. 1988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화폐 전문 박물관으로 국내외 화폐 145,000점을 소장하고 있고, 이중 4,400점을 전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전시물로는 등록문화재 제551호인 주화 금형을 만드는 근대압사기와 고종황제 시대에 발행된 10원 및 20원 희귀금화 등이 있다. 나아가 여분의 공간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에 제공함으로써 문화진흥에도 일정하게 기여하고 있다. 휴일과 토·일요일에도 개관하고 있으며, 연간 14만 명의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누적관람객 400만 명 돌파를 기념하여 400만 번째 방문객에게 행운의 선물을 증정하는 등 특별이벤트도 실시하였다. 하지만, 좀 더 많은 분들이 즐기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작년부터 몇 가지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첫째,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글판을 본받아 화폐박물관에도 유사한 글판을 걸었다. 모방은 창조의 지름길이란 말도 있지 않는가. 일단은 돈·화폐나 부(富)와 관련된 경구나 글귀에 한정하여 직원들 대상으로 추천을 받았다. 200여점이 들어왔다. 그 중 미국 시인 칼 샌드버그의 글귀가 참신성이 돋보여 첫 작품으로 게시하였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살 수 있다. 사랑, 인품, 자유, 침묵, 영원한 생명, 평화는 제외하고...’라는 글귀다. 몇 달 동안 박물관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허나 아무리 좋은 꽃노래도 자꾸 들으면 싫증이 나는 법. 새봄과 함께 글판에 올릴 두 번째 후보작을 모집한 결과, ‘돈은 빌리지도 꿔주지도 마라. 돈도 친구도 다 같이 잃게 된다.’는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현실적인 충고가 채택되었다. 그의 희곡 <햄릿> 1막 3장에 나오는 대사이다.


둘째, 박물관 담벼락에 시를 게시키로 했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힐링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나태주, 도종환, 유안진, 장석주, 정호승 등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시인들의 작품 11편을 선정하였다. 물론 우리 공사에서는 한국문인협회를 통하여 일정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 그 중 나태주님의 <행복>을 옮겨본다. ‘저녁 때/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힘들 때/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외로울 때/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화폐박물관 길은 평소에도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은 곳으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운 한 편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셋째, 벚꽃이 한창인 4월초에 박물관 앞 광장에 벼룩시장을 개설하여 가족나들이 명소로 거듭나게 하였다. 작년 4월초 첫 행사에는 150여 가족이 판매에 참여하였다. 외국인도 5팀이 참여하여 다문화 사회임을 실감케 했다.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벚꽃나들이객을 포함하여 1만 명 이상이 방문하여 주변 일대의 교통이 혼잡할 지경이었다. KAIST 대학생 응원단이 재능기부 공연을 함으로써 흥을 돋워 주었고, 현란한 벨리댄스 팀도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4월 9일 토요일에 열 계획이며 더욱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몇 해 지나지 않아 화폐박물관 벼룩시장은 대전지역의 명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MBC에서도 행사등를 자세히 소개해 시민들의 관심을 높여주었다.


이밖에도 5월 5일에는 어린이날 글짓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용돈이나 생활 주변의 돈에 얽힌 소재로 글을 짓는 일종의 백일장이다. 작년의 경우 170명의 어린이가 참여하여 글솜씨를 겨뤘다. 아울러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커피숍 등 문화휴게공간도 마련해놓고 있다. 화폐박물관의 변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