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게이코씨는 일본 타코마치 갈릭센터의 20년 역사와 함께 한 장본인이자 최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마늘콜라의 기획자이기도하다. 200ml 한 병에 3천원 정도하니 결코 싼 가격은 아니나 마늘의 알싸함이 톡톡 터지는 탄산과 궁합이 의외로 잘 맞아 1시간 거리를 마다않고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참고로 타코마치 마늘콜라는 지난 5개월 동안 84,000병이 팔렸고 갈릭센터의 매출을 두 배로 견인하는 효자상품이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남쪽으로 가다보면 마늘향이 먼저 반기는 길로이시를 만난다. 미국 10대 축제 중 하나로 연간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갈릭페스티벌로 유명하지만 마늘의 수도답게 마늘가공품이 눈길을 끈다. 갈릭마요네즈, 갈릭사탕, 갈릭오일, 스프레이 갈릭소스 등 많지만 무엇보다 이 곳의 효자상품은 갈릭젤리이다. 우리의 쌈장 같은 것으로 잘 익은 고기를 발라 먹는 소스로 인기지만 35년 전 태어났을 당시만 해도 웃음거리였다고 한다.
지금에야 비아그라가 대신하고 있지만 예전의 히말라야 트래킹에서 오는 고산병에는 마늘이 약이었다. 온몸에 피가 잘 돌게 하는 일종의 혈행개선제였던 것이다. 지금도 롯지(lodge)는 지친 여행객들에게 제일 먼저 갈릭수프를 내놓는다. ‘마늘이 있는 곳에 로마가 있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이탈리아 역시 마늘 사랑의 역사가 깊다. 로마 검투사에겐 싸움 전에 챙겨먹었던 에너지원이자 병사들에겐 치료제였다. 지금도 입구를 매듭마늘로 장식한 레스토랑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의 부재료로 더 익숙하다. 마늘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인삼처럼 키우기 힘들었다면 지금처럼 홀대 받지 않을 텐데 말이다. 그 만큼 몸에는 이롭지만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맵다
는 이유로 거부당하기 일쑤다. 사실 알고 보면 마늘만큼 달콤한 게 없다. 당도 측정 단위인 브릭스(brix)가 무려 30이 넘는다. 제 아무리 여름 과일이 달다 해도 마늘을 따라 오지 못한다. 숙성시킨 흑마늘의 경우는 40을 넘는다.
암을 예방하며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마늘의 또 하나의 비밀이 벗겨지고 있다. 유산균 발효 마늘추출물이 알콜성 지방간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논문이 발표된 것이다. 아직 임상시험 단계이지만 획기적인 마늘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냄새와 맛을 개선시킨 마늘추출물이 지방간의 예방 및 개선을 위한 기능성식품용 상업적 소재로 높은 실용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몸에 좋은 건 물론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마늘...고단한 노동으로부터 몸을 지켜주며 영생의 축원이기도하다. 그 뿐인가? 콜라와 젤리 같은 기막힌 반전의 매력으로 지역 전체를 부유하게 만들고 또 세계최고의 축제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게 마늘의 힘이다.
p.s. 사토 게이코씨에게 이젠 무얼 만들고 싶은지 물어봤다. 콜라를 만들었으니 이와 유사한 마늘 음료를 만들겠거니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을 빗나가는 대답을 들었다. 마늘지우개를 만들어 전국의 초등학교에 보급하고 싶단다. 마늘의 고장 타코마치를 알리는 것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마늘 향과 친하게 만들고 싶단다.
■ 특집다큐멘터리 2부작 갈릭루트(Garlic Route) ■
연출 : 윤성희 / 촬영 : 김병연(에이엠이미지웍스)
방송 : 2015년 11월 중 예정
윤성희 PD| 편성제작국 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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