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최고가 아니고요. 미래는 더 어려워지겠죠.
전문직이라 생각하고 변화에 맞춰 노력하며 일해 왔는데
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카메라 기자 생활 20년 동안 기술의 진보와 사회구조가 혁신적으로 변함을 목도하고 있다.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갈 듯 하던 공중파가 더 거대한 플랫폼을 가진 포털에게 밀려나고 있고 뉴미디어가 그 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다.’ 란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생존이란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변화해야하는가. 오픈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영국의 가디언지나 미국 뉴욕타임즈 등에서 기자와 독자들이 모바일, 웹 사이트에서 스토리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미래 저널리즘의 모델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이 잘 만들어진 영상뉴스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영화와 같은 고품질의 영상과 다큐멘터리와 같은 리얼리티가 독자들을 시청자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인터넷의 공간에선 전통적인 신문과 방송이란 구분이 없다. 모두가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내고 소비한다. 이와 구별되기 위해선 깊이 있는 의미를 함축한 영상 한 컷 한 컷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진다.
가디언의 ‘파이어스톰(Fire Storm)’ 기사를 보면 역시 기존 형식을 벗어나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기술과 스토리텔링으로 독자들을 주목시킨 새로운 인터랙티브 저널리즘(Interactive Journalism)이 적용된 사례이다.
이 기사는 태즈메이니아섬(Tasmania)에서 2013년 발생한 산불과 그 속에 있는 홈즈(Holmes) 가족의 이야기를 소재로 제작되었다. 화면 하나하나에 집중하도록 풀스크린(Full-Screen)으로 배치하였다. 이 속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도시 전체의 이야기를 스토리로 담았다. 독자들은 마우스를 내리면서 도시에서 벌어진 일과 그 속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다.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좋은 영상을 만들어 내고 시청자와 공유하고 시청자가 만들어낸 영상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획 단계부터 시청자를 참여시키고 펀딩에도 참여시키는 등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SBS나 JTBC 등에서 오픈 저널리즘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발등의 불끄기에 급급한 현실에서 고품질의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개인의 역량으로 돌리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부서가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시청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이를 잘 모아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보다 새롭고 깊이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시청자의 욕구를 담아내기 위해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영상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시청자의 욕구가 홈페이지에 올라와도 눈과 귀를 닫아 외면하던 시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시청자와 직업방송인이 협력하는 저널리즘의 단계(grade)로 올라서지 않는 한 새로운 방송의 시대를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청자들이 똑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훈 | 편집제작국 영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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