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의 화제는 단연 한화 이글스다. 만년 꼴찌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독수리의 비상은 한국 프로야구의 판도를
흔들며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한 번 보면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한화 야구의 신드롬, 그 출발선엔 그들의
지옥훈련이 있었다.
만년 꼴찌 독수리군단,
혹독한 지옥훈련으로 몸도 마음도 재무장
지난 3월 7일, 대전MBC는 한화 이글스의 일본 전지훈련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꼴찌의 반격’을 방영했다. 시간이 꽤지난 이 시점에서 ‘꼴찌의 반격’이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은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진 한화 이글스 때문이다. “한화는 달라졌다. 경기를 잘 뒤집고, 선수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 (대전MBC 김학선 캐스터) 단도직입적으로, 한화는 야구를 못했다. 못할 뿐 아니라 경기는 지루하거나 실망스러웠다. 6년 동안 꼴찌만 5번, 최근 3년은 꼴찌를 도맡아 한 구단이 바로 한화였다. 그런 한화에게 빛이 보이기 시작한 건 작년 10월,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사령탑을 맡으면서부터다. ‘꼴찌의 반격’은 김성근 감독 취임 후, 11월에 있었던 마무리훈련 캠프와 올해 2월에 진행한 스프링 캠프의 현장을 담았다. 김 감독은 인간이 견디기 힘든 지옥 훈련과 선수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취재를 담당했던 김윤미 기자는 “취재진이 잠깐 앉아서 밥 먹기도 미안할 정도로 살인적인 훈련 현장이었다” 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영상 속 선수들은분명 숨쉬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다큐멘터리는 고된 훈련보다 이러한 과정을 악물고 견디는, 견뎌내고야 마는 그들의 결의에 무게를 슬쩍, 더 얹는다. “체력적으로도 부담 되는 게 사실이지만 저희 팀이 최근에 성적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저를 포함해서 다른 선수들도 왜 이런 운동을 하는 지 잘알고 있기 때문에…….” -김태균 주장 인터뷰 中-
독수리, 공 하나에 승부를 걸다
‘꼴찌의 반격’의 미덕은 꼴찌의 설움을 눈물로 호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꼴찌를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을 담았다.‘한화 팬은 보살 팬’이란 야유와 ‘한화는 좋은 먹잇감’이란 빈정거림도 부정치 않는다. 뼈아픈 자각이 승부를 향한 갈망으로 치환됐다. 김성근 감독은 이러한 갈망에 풀무질하고 기름을 쏟아 부었다.
“승부라고 하는 건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일구일무’, 공 하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좌우명은 이제 선수 모두의 좌우명이 됐다. 고된 훈련은 실력이 되고, 절박함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변했다. 다큐멘터리는 팬들이 전망하는 올 시즌 성적과 이에 부응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연습 중인 선수들을조명했다. 선수들의 바람이 이어지고 김 감독의 조용하지만 뜨거운 각오가 뒤를 잇는다. 대전MBC는 열정을 담은 중계방송으로 꼴찌의 반격을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구장에서 목이 터지라 외치는 팬들의 응원가를 안방까지 전하며, 이제더는 꼴찌가 아닌 그들의 비상을 기대한다.
‘불꽃 한화! 투혼 이글스!’
안시언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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