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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에서 APCS 유치 성공 소식을 전하다



지난 7월 8일, 대전이 2017년 아시아 태평양 도시정상회의(APCS)의 개최도시로 결정됐다.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를 유치한 것이다. 이번에는 대전시의 독자적인 자치외교의 힘으로 이뤄냈다. 대전MBC 뉴스를 위해 필자도 호주 현지를 동행 취재했다.



불안한 현지 정보.. 방송기자로서 느낀 긴장과 초조
2015 APCS가 호주 브리즈번시에서 7월 5일 ~ 8일까지 열려 대전시 관계자들과 함께 동행취재에 나섰다. 세계 100여개 도시의 대표들이 행사의 주제인 ①글로벌도시 ②디지털도시 ③미래도시 ④시민을 위한 도시에 대해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모였다. 대전시 대표단의 관심은 2년 후인 2017년 APCS의 개최도시 선정이었다. 하지만 대전시 유치실무단에게 들려온 건한결같이 우울한 정보뿐이었다. 일본 고베시가 가장 유력하다던가, 우리나라가 된다면 이미 국제적 명성이 있는 부산이 유리하다는 등 대전을 꼽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어떤 후보도시는 사무국에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다는 얘기도나돌았다. 대전은 지난 2007년부터 APCS 유치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09년 행사는 인천에 빼앗겼고, 2013년은 대만의 가오슝이 가져갔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것이다.


대전시, 거듭한 실패 통해 외교역량 키웠다
대전시는 지난 1월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뒤 브리즈번시 현지에 명예대사를 위촉하고, APCS 회장을 맡고 있는 ‘그라함’ 브리즈번 시장과 핵심 관계자들을 접촉했다. 유치 성공 전략도 치밀하게 세워 브리즈번시 마케팅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각적인 활동을 펼쳤다. 세계과학도시연합(WTA) 오덕성 사무총장은 직접 주제발표에 나서 대전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소개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심사위원들에게 대전의 혁신적인 과학기술 잠재력을 아시아 태평양 도시들과 공유하겠다고 역설했다. 심사장 밖으로‘원더풀’ 찬사가 두 차례나 터져 나왔다. 보기 드문 호응이었다. 유치전에 뛰어든 9개 도시 중 최종 후보는 5개국 6개도시로 압축됐다. 막판까지 강력한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일본의 고베시는 최종 명단에 보이지 않았다. 부산은 끝까지 대전을 압박했다. 인도의 아메다바드, 말레이시아 쿠칭, 파나마 등 최종 후보에 오른 나머지 도시들도 만만치 않았다. 최종 개최도시는 장소를 또 옮겨 발표한단다. 긴장감이 고조된다. 대전시장에게 슬쩍 묻는다. “안되면 어쩌죠?” “망신도 그런 망신 없지.”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라함 브리즈번 시장이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갔다. 2017년 APCS 개최도시로 ‘대전’이란 이름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순간 회의장은 기립 박수와 환호소리로 가득 찼다. 현지 TV방송기자들은 대전시장을 앞 다퉈 인터뷰하고 우리는 서로 안고 기쁨을 나눴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자치외교의 승리이다. 어설펐던 지방도시 대전의 외교역량이 그간 여러 차례의 실패와 경험을 통해 놀랄 만큼 커진 것이다.

 

100여 개 도시 참가... 2,700억 경제 효과
대전은 2017 APCS를 유치함에 따라 국제적 도시 위상이크게 높아졌다. APCS는 해외 100여 개 도시에서 1,500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도시 간 국제교류와 차세대 전문가포럼, 비즈니스 전시회 등을 개최하고 미래 도시성장 전략을 모색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지역 내 88억원과 수출상담, 계약 등으로 2,7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는 10월 대전에서는 60여 개 국이 참가하는 세계과학정상회의가 열린다. 대전에선 올 한 해 동안 29건의 크고 작은 국제행사가 열렸거나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2017 APCS유치 성공은 치밀하게 준비하고 최선을 다할 때 국제사회도 우리의 역량을 인정하게 된다는 걸 새삼 일깨웠다. 실패가 있었기에 더 의미 있는 성공이다. 그러나 그 성공이 다시 실패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앞으로 대전에서 열리게 되는 국제행사들을 제대로 치러내야 한다. 호주 현지에서 대전시 유치단과 함께 울고 웃었던 필자도 국제도시 대전의 명성을 위해 비판하고 때론 독려하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탤 것이다.

이상헌 기자 | 보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