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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시청자를 잇는 가교 역할의 핵심

 

길이란 어딘가로 가는 수단이다. 동시에 길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한다. 길을 걸으며 잃어버렸던 삶의 의미를 반추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깨닫기도 한다. <테마기행 길>을 제작하고 있는 이은표 편성기획부장은 시청자들을 그 ‘길’로 안내하고 싶다고 말한다.

 

 

 

“시간 없어요! 인터뷰 빨리 좀 끝내 주세요!”
최근 카메라에 담은 길이야기 <테마기행 길>을 보령 바닷가에서 촬영하고 돌아온 이은표 부장은 시작부터 인터뷰의 끝을 재촉한다. 당장 오늘까지 편집을 끝내야 한다고. 귀는 작가를 향하고 있지만, 눈과 손은 편집기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 ‘저 길 한번 가보고 싶다’, <테마기행 길>을 보고 시청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영상물로 끝나는 게아니라 ‘길’로 이끌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직접 보면 더 멋진곳이 많아요.” 라며 길 예찬론으로 시작한다.<테마기행 길>은 대전MBC를 비롯해 9개의 지역MBC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로컬프로그램으로 각 지역의 멋과 맛,역사를 담아 우리 지역은 물론 타 지역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신인 <TV전국기행>(2002∼2012)에 테마를 가미해 2012년부터 현재까지 매주 화요일에 방송되며 다음 주 21일에는 대전MBC가 제작한 ‘보령에 육해공 바람이 분다’ 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 부장은 이번 보령의 길에서 동갑내기 중년 남녀의 시끌벅적 유쾌한 여행기를그릴 예정이다. 마흔여덟이란 숫자가 무색한 동안 중년, 나경훈(코미디언)과 추민수(벨리댄스 강사)가 2박 3일 동안 보령의 곳곳을 누비며 해양레포츠는 물론 보기만 해도 절로 힐링이 되는 명품 관광지를 소개한다. “테마기행은 아홉 지역이 제작에 참여하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지역 색깔을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하지만 타방송사에도 지역 특산물이나 명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워낙 많으니 어떻게 차별화 시킬까에 대한 부담은 늘 있죠.” 차별화에 대해 그가 찾은 답은 ‘일단 재밌게 만들자’란 것이다. 프로그램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웃음 코드나 엔딩 자막이 나올 때까지 시청자를 붙들고 있는 NG 컷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또한 ‘지역성을 최대한 살리자’는전략이다. 방송 50분 동안 시청자가 따라가는 ‘길’에서 재미와 지역 문화를 동시에 알 수 있게 만들자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획은 시청률을 좌우하는 핵심
이 부장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동시에 대전 MBC의 편성기획부(이하 ‘편기부’)를 책임지고 있다. 프로그램 기획과 개편, 시청률 분석 자료를 통해 중장기 편성전략을 수립하는 편기부는 이와 함께 외주 제작물 선정 작업, 방송통신위원회와 전파관리소 관련 법규 업무, DMB 방송, 재난 방송운행과 평가 등을 수행한다. 또한 MBC 계열사 간 공동 프로그램 기획과 완성된 프로그램의 유통도 주요 업무다. 현재 대전MBC 편기부에서 공동 제작 중인 프로그램은 <테마기행 길>과 <TV 특강>이 있다. 대외적인 성과도 대단했다. 지난해 대전MBC 편기부는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일기장>과 <청춘을 불사르고, 일엽 김원주> 편으로 무려 6개의 상을 수상했다. <아버지의 일기장>은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등 4부문을 휩쓸었다. 시대의 벽을 넘은 여성을 그린 <청춘을 불사르고, 일엽 김원주>는 양성평등상과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을 받았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아버지의 일기장>은 지난해 3월 1일 전국으로 방영되며 대전M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전 국민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의 탄생을 주도하는 편성기획의 역할, 그 중심에 있는 이은표 편기부장은 모든 프로그램제작에 있어서 기획이야말로 시청률을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PD와 편기부장, 1인 2역을 소화하며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는 이 부장은 다시 프로그램 제작자로 돌아온다.“9사 공동 제작이라 두 달에 한 번 우리 작품이 방영되고 있어요. 타 지역이 제작한 작품에 밀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충청의 멋과 맛을 살리려 노력 중이에요.”MC 나경훈의 소탈하고 자유로운 진행으로 시청자가 최대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제작한다는 말도 덧붙였다.각 지역의 네트워크를 위해 늘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편성기획부 이은표 부장. 그가 담은 ‘길’ 이야기가 오는 21일 아
홉 갈래의 전파를 탄다.

 

안시언 | 사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