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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창

장애인 ‘알바생’의 기적 이야기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진 맥도날드 김나현씨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있습니다. 그녀의 직업 인생을 요약하면, ‘알바생’으로 취직했다가 8년 만에 정직원이 되고 12년 만에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 대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반응할 수 있겠지만 김 씨의 삶을 조금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동은 한결 더해집니다. 장애의 몸을 가지고도 그녀는 지난 12년 동안 결근은 물론 단 한 차례 지각도 하지않았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5분 정도 지각은 다반사고 20-30분 늦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 시대에 말입니다.지각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일에대한 태도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김 씨는 생후 18개월 때부터 열병과 경기를 자주 앓았는데, 후유증으로 왼쪽 손가락이 잘 펴지지않고 말하는 데 약간 장애가 생겼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았지만 이런 장애를 가진 그녀에게 선택의 폭은 넓지않았겠지요? 그런데 우연찮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친구가 그만둔다면서 김 씨에게 면접을보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22살이던 2003년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면접을 보던 지점장에게 김 씨는 뭐든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이야기했고, 지점장은그녀를 ‘알바생’으로 채용했습니다.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다고 합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그녀의 주업무는 음식을 나르는 일인데,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장애를 앓았기에 음식 접시를 나르면서 떨어뜨리기도 하고 음료수를 쏟기도 했지요. 테이블 정리를 하고 남긴 음식을 옮기면서도 실수가 잦았습니다. 당시 두 살 많은 교육매니저는 그녀에게 호되게 야단을 쳤습니다. ‘언제나누군가 도와줄 수는 없다. 혼자서 일을 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애인이라고 핑계를 대지 말라는 이야기였겠지요. 고작 두살 더 많은 매니저에게 야단을 맞았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겠지만 지나고 보니 ‘진심으로 가장 고마운 분’이었다고 합니다. 24살이었던 그 젊은 매니저도 어디선가 훌륭한 리더가 되어 있을 겁니다. 마음씨 좋은 선배보다 잘 가르치는 선배가 더 고마우니까요.뭐든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 그녀는지난 12년 동안 자신이 약속했던 것을 모두지켰 고, 그 이상의 것을 이루어냈습니다.1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지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녀의 일에 대한 태도를 말해 줍니다. 그녀는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보다 항상 20분 먼저 출근했다고 합니다. 밝은 표정에 성실함으로 동료들에게도 사랑을 받았고, 끊임없이 손님들의 테이블을 닦아주고 도와주는 모습은 두드러졌습니다. 결국 맥도날드는 지난 2011년 김 씨를 정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매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으니 당연한 결과, 오히려 때늦은감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점장은 물론 지역관리자까지 입을 모아 그녀의 정직원 채용을 추천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2015년, 올해 맥도날드는 그녀를 브랜드 대사로 선정했습니다. 이 회사는 3개월마다 만8천명 직원 가운데 2-3명을 브랜드 대사로 선정한다고 하는데, 회사 이미지를가장 크게 높인 인물들이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하기야 출근하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하니 그런 사람이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하겠지요. 그녀를 브랜드 대사로 선정한 것은 대성공이었습니다. 많은 언론사에서 그녀의‘감동 스토리’를 전했으니 회사의 이미지가 얼마나 올라갔겠습니까? 회사를 경영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직원들이 걸핏하면 그만 둬서 대단히 어렵다고 합니다. 조금만 불편해도 회사를 그만두고, 휴일 근무만 몇 번 해도 아무 스스럼없이 직장 문을 나가지요. 사회적으로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 문제라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직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있습니다. ‘알바에다 조건이 형편없는 비정규직이니 그렇지, 정규직 자리를 줘봐라’고할 사람들도 있겠지요. 회사는 회사대로 정규직을 뽑고 싶지만 형편이 안 되니 비정규직 또는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것인데, 쌍방의 이해가 부합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구직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달라고 아우성인데, 기업은 김나현 씨 같은 직원들이 필요합니다. 내가 훌륭한 태도로 일하면 내 자리가 빛이 나고, 내가 시시하게 일하면 내 자리가 시시한 자리가 되는 것 아닐까요? 결국 정답은 내 안에 있다는 걸 김나현 씨 사례가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새 7월도 열흘 정도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직장이든 휴가처이든 뜨겁게 열정을 불태우시기 바랍니다.

 

대전MBC 사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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