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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촌고 언론 동아리 ‘ALONE’의 대전MBC 견학기 - 제작 현장 보고 나니 애정이 물씬 생겨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우리나라 헌법 제21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헌법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한민국은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이다. 언론의 통로인 방송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 바로미터를 뜻한다.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기 위한 언론 동아리 ‘ALONE(지도교사 정진욱)’이 시간을 쪼개 대전MBC를 견학한 이유도 이러한 방송이 제작되는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도 TV를 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편집된 방송을 스마트폰으로 몰아서 본다. 학교와 집을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은 방송을 접하는 요긴한 도구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론과 제작 현장에 관심이 많은 동아리 일원으로서 스마트폰을 거치지 않은 방송의 민얼굴이 보고 싶었다. 우리는 동아리 조직 후 첫 활동으로 방송국 견학을 선택했다.


3월 22일, 학교 개교기념일을 이용해 11명의 학생이 대전MBC에 모였다. 견학에 대한 기대감과 평일 낮 학교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모처럼의 설렘. 방송국 로비를 들어서면서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처음 방문한 곳은 공개홀. <아침이 좋다>와 <건강 플러스>, 두 개의 세트장이 마련돼 있었다. 방송에서 언뜻 보았던 스탠더드 카메라와 크레인 같은 구조 끝에 카메라를 설치한 지미짚 카메라를 직접 볼 수 있었다. 흔치 않은 기회였다. 특히 외형에서 나타나는 거대함은 방송용 카메라의 위엄까지 드러내는 듯했다. 세트장 한쪽엔 블루스크린이 있었는데, 스크린의 색이 ‘블루’인 이유는 인물을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색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CG 작업을 하기가 더 수월하다고. 아무것도 없는 화면에 크로마키 작업으로 일기예보 영상이 만들어진다니 흥미로웠다.


우리는 안내에 따라 3층 라디오 주조정실로 향했다. 라디오는 우리 세대와 친한 매체는 아니지만, DJ와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라디오 PD를 직접 보니 라디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다음은 방송국의 심장이라는 TV 주조정실. 거대한 콘솔 박스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장비들이 가득했다. 이곳엔 시간 엄수가 생명인 방송의 특성상 시계가 3개나 있었다(현재시간, 프로그램이 송출된 시간, 방송 종료까지 남은 시간). 우리가 갔을 때 뉴스가 나가고 있었는데, 서울에서 영상을 받아 연결한 것이라고 했다. 잠시 한눈을 팔다간 곧바로 방송사고라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에 다시 한 번 눈길이 갔다. 차분하지만 재빠르게 움직이며 일하는 엔지니어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어떤 영상의 하단에는 자막과 수화 화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속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인이 일일이 작업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배려에 감동했다.


가장 기대되었던 뉴스센터는 조명 보수작업 중이었다. 스태프와 카메라 감독님은 계속해서 세트장의 여러 환경을 체크했다. 사소한 결함도 용인되지 않는 프로들의 세계를 엿보는 느낌이었다. 작업 중에 방문한 고등학생들이 반가울 리 만무한데 감독님의 따뜻한 배려로 우리는 차례대로 뉴스 앵커 의자에 앉아 볼 수 있었다. 앵커 자리에 앉으면 대형 화면에 앉은 이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왔다. 화면 속 내 모습과 친구들의 모습이 어색해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해 보겠어’라며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자리에 앉아봤다. 내 앞에 위치한 카메라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될 것을 생각하면, 앵커들은 매 순간 긴장될 것 같았다.


뉴스센터를 마지막으로 견학은 끝났다. 제한된 구역이 많아서 좀 더 많은 곳을 가보지 못한 것, 그리고 생생한 현장을 눈에 담고자 했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것 같지는 않아 아쉬웠지만, 방송프로그램이 제작되는 현장을 돌아본 오늘의 견학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김휘원(송촌고등학교)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