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야, 부르면 입 속이 싱그러워지고 순이야, 또 부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 순이야, 부를 때마다 내 가슴속 풀잎은 푸르러지고 순이야, 부를 때마다 내 가슴속 나무는 튼튼해진다. / 너는 나의 눈빛이 다스리는 영토 나는 너의 기도로 자라나는 풀이거나 나무거나 / 순이야, 한 번씩 부를 때마다 너는 한 번씩 순해지고 순이야, 또 한 번씩 부를 때마다 너는 또 한 번씩 아름다워진다.”
나태주 시인의 “순이야”란 시다. 내 이름에 순이란 글자가 있어서 더 마음이 가는 시이기도 하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기도 해서 애착이 가는 시다.
1987년 10월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많은 일들을 하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지금 갓 입사한 후배들을 보면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라 애틋해진다. 입사해서 맡은 업무 중 가장 자랑스러우면서도 뿌듯하게 생각하는 일은 1993년에 레코드실로 발령이 나서 전산화 작업을 이룬 일이다.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있었다. 그러나 시대 흐름에 따라 사향산업이 있듯이 레코드실도 그랬다. 음악을 LP나 CD로 듣는 것이 아니라 음원으로 다운받으면서 레코드실이 점점 축소되더니 지금은 LP와 CD를 보관하는 정도에 머물게 되어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이다.
2005년에는 광고부로 발령을 받아 10년간 TV 광고운행 업무를 맡아 했다. 사고나 특보가 뜨면 정신없이 지내는 일도 많고 혼자 맡아서 처리해야 해서 부담감도 크지만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일했다. 휴가를 마음대로 못가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그리고 지난해 11월부터 업무 조정으로 사업국 서무라는 새로운 일을 맡게 되었다. 미수채권관리, 캠페인 계약과 제작실무, 임신육아교실, 태교음악회, 겨울기차여행 등의 행사까지 생소한 일들이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인지 새로운 업무를 배운다는 게 겁부터 나지만 새로 입사한 기분으로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있다. 아직은 자욱한 안개가 낀 느낌이다. 하지만 나의 주특기인 은근과 끈기로 헤쳐 나가고 있다.
작년부터 법륜스님이 이끄는 정토불교대학에 다니게 되었다. 출근 전 아침마다 108배를 하면서 마음을 내려놓고 나를 다시 되돌아보는 아침기도 시간이 참 소중하다. 나를 버텨준 계기가 된 정토회 인연이 참 소중하다.
어느새 30년이 되어가는 대전MBC와의 인연은 더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다. 사업국의 안방마님으로서 국이 잘 돌아가도록 뒤에서 꼼꼼히 챙겨야겠다. 벌써 2016년도 한 달이 지났다. 모든 선후배님들, 그리고 대전MBC를 항상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청취자 여러분도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임하순 | 사업국 광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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