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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스포츠의 꿈은 ‘탁구로 9988’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는 어떤 종목일까? 단연 야구와 축구다. 야구는 한 해 프로야구 관중 수가 7백만 명 안팎에 이를 정도로 관심도 측면에서 독보적인 종목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야구를 직접 즐기는 인구는 최근 직장인 야구가 활성화되면서 급증하고는 있지만 축구를 따라잡기엔 아직 이르다. 대전의 경우 생활체육회에 등록된 동호인 수를 비교하면 축구가 5만여 명인데 비해 야구는 만여 명에 그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단체 경기로 일정한 규격의 운동장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라면 축구가 공 하나와 각자의 축구화만 있으면 동네마다 있는 학교 운동장에서라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인 데 비해 야구는 각자의 포지션에 맞는 글러브와 타자를 위한 헬멧, 포수의 보호 장비를 갖춰야 하고 동네마다 있지는 않은 운동장을 애써 찾아가 즐겨야 하는 운동이라는 점이다. 결국 장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과 경기장에 대한 접근성의 차이가 동호인 수 5대 1의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야구와 축구 다음으로는 어떤 종목이 대중적일까? 농구와 배구? 그건 프로 팀들의 경기가 TV로 중계되는 횟수가 많은 종목일 뿐 직접 즐기는 동호인이 많은 종목은 아니다. 동호인 수 기준으로 볼 때 탁구와 배드민턴이 축구나 야구 다음으로 활성화된 종목이다. 두 종목 모두 대전과 충남을 합쳐 약 3만 명 정도씩 동호인을 가지고 있다.

 

 


이 종목들은 실내에서 즐기는 스포츠라서 날씨나 계절을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남성 위주의 스포츠인 축구, 야구와 달리 라켓 하나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탁구는 동네마다 탁구장이 있어 체육관을 찾아가야만 하는 배드민턴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

 

그래서일까? 탁구 동호인들 중에는 구력이 60~70년인 고수들이 유난히 많다. 10대 청소년 시기부터 탁구를 치기 시작해 80대까지 라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면 입신의 경지에 들고도 남지 않겠는가?


몇 년 전 부산MBC의 요청으로 생활체육탁구대회 TV 중계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 중계했던 경기 중 한 경기가 여자 고령부 결승전이었는데 두 선수의 나이 합계가 170살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놀라웠던 것은 선수들의 나이뿐이 아니었다. 둘이서 펼치는 경기가 속칭 ‘똑딱볼’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날렵한 몸놀림으로 강력한 스매싱까지 구사하는 수준 높은 경기여서 입을 다물지 못했던 감동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9988(99살까지 팔팔하게)’은 구호이지만 ‘8888(88살까지 팔팔하게)’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운동 좀 해보자!”는 결심을 해야 하지 않을까?


대전MBC는 올 가을 두 차례 탁구대회를 중계방송한다. 첫 번째는 11월 7일과 8일 이틀 동안 대전대학교 맥센터에서 열리는 제8회 충청지방우정청장배 탁구대회로 이틀째인 8일 오후 2시 15분부터 85분 동안 TV로 생중계 된다. 올해 대회에는 대전과 충남, 충북에서 약 1400명이 참가한다. 두 번째 대회는 11월 21일과 22일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열리는 제9회 공주무령왕배 대전MBC 전국오픈탁구대회이다. 역시 일요일인 22일 오후 2시 15분부터 85분간 주요 경기를 중계할 예정인데, 전국에서 천여 명의 고수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실력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 대회 모두 대전MBC가 창설 단계부터 관여했고 1회 대회부터 중계방송을 해왔으니 대전MBC의 구력도 어느덧 10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대전MBC의 화면을 통해 ‘8888’을 넘어 ‘9988’이 생생하게 증명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신영환 부장 | 대전MBC 스포츠 중계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