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이른 저녁부터 충남대학교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는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출신 의사들이 대거 모였습니다. 그곳에 엄청나게 환자가 많이 몰린 것은 아니고,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의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967년 11월, 열악한 상황에 개교해 50년 동안 한결같게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인을 키운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의 기념행사는 지역민들이 함께 축하할 일이기도 합니다. 부속병원은 1972년에 세웠는데, 기념식과 축하연에 이어 유명 가수를 초청해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기념음악회가 성대하게 열렸습니다
기억 속의 충남대학교 병원 응급실
병원이 있고 치료해주는 의사가 가까이 있다면 생활하면서 발생할 수도 있는 건강 문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병원을 갈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제일 좋은 일이겠지만, 살다보면 삶이 내 맘처럼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다행히도 종합병원 응급실로 쫓아갈 일이 많지는 많았지만 대전에 살고 있는 24년 동안 두어 번 응급실로 출동한 때 가 있었습니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응급실은 22년 전과 바로 얼마 전 자정을 전후해 갔습니다. 22년 전에 갔을 때와 지금의 충남대학교 병원은 세상이 개벽한 듯 달라져 있었습니다. 22년 전 응급실의 모습은 도떼기시장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넓지도 않은 곳에 사람은 몰려들고 응급침대도 부족한 듯 바닥에 누워있는 응급환자도 있었습니다. 그것보다도 더 기억에 충격적으로 남은 모습은 응급실 현관 입구 천장에 있는 거미줄이었습니다. 그 이후 대전지역에는 종합병원이 두 곳 더 생겼고 대형병원도 많이 세워져 한국의 경제 성장만큼이나 급속도로 병원 환경도 개선되었습니다. 얼마 전 자정을 넘겨 충남대의대부속병원 응급센터를 갔는데 22년 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넓고 깨끗한데 응급센터가 마치 별도의 종합병원처럼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의료진이 친절하게 환자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22년 전 응급실에서 만난 의사는 지금은 장년의 베테랑 의사가 되었을 것입니다. 밤을 잊은 그대들이 있어서 아픈 사람이 발생해도 든든합니다.
모든 연령의 니즈를 충족시킨 개교 50주년 기념음악회
기념음악회는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열렸는데, 그곳을 찾아 온 시민 누구에게나 선착순으로 입장권을 배부했습니다. 음악회가 시작하기 한 시간 전인데도 이미 1층은 제일 뒷자리만 남을 정도였습니다.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와 리플릿에는 “맨발의 디바, 이은미 라이브콘서트”가 메인으로 등장하고, 로비에도 이은미의 라이브 공연을 알리는 포토존이 마련돼 시민들은 그 앞에서 추억을 한 장씩 남겼습니다.
포스터의 주인공인 이은미의 2부 공연에 앞서 1부에는 여러가수들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발랄한 걸그룹 플래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 서는 팝페라 그룹 턱시도 포맨, 그리고 반가운 가수 KCM이 청중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해 ‘내 마음 별과 같이’ 등을 불렀습니다. 다양한 가수의 무대를 보니, 이번 기념음악회가 연주홀을 가득 채운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을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1부와 2부 사이에 의대총동창회에서 의과대학에 발전기금 1억을 기탁하고 사랑의 열매에 5,000만 원을 기부하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동창회장으로 무대에 선 오명주 원장은 바로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의 안과 원장입니다. 진료도 잘하는데 사회활동도 앞장서서 하고 있으니 보기 좋았습니다. 기념사를 통해, 향후 50년간 실력은 물론 인간성도 갖춘 의사를 배출하는 모교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모든 관객들이 기다리던 순간, 가수 이은미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관객들은 공연에 푹 빠져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녀의 공연과 함께 모든 관객들은 열광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앞의 불꽃같은 조형물이 끊임없이 타오르듯 충남대학교 병원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모순된 생각이지만 병원이 필요 없는 세상을 동시에 꿈꾸며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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