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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오토마타 공연 보러 국립중앙과학관으로~! 스코틀랜드 무빙토이 특별전

둥근 실패에 고무줄과 나무젓가락을 끼워 여러 번 돌렸다가 내려놓으면 느릿느릿 움직이는 장난감을 만들어본 적이 있나요? 양초도막이 마찰을 줄여주는 베어링 역할을 했는데 실패 위에 자동차 모양을 씌우면 저절로 굴러가는 자동차가 되었지요. 어린 시절에는 그런 걸 만들며 놀았는데, 스스로 움직이니 그것도 소박한 무빙토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정교한 스코틀랜드 무빙토이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빙토이, 오토마타

‘오토마타’란 말은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를 말합니다. 상하좌우 직선운동과 회전운동이 서로 변환되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 원리라고 합니다. 크랭크축으로 운동을 변환시키는 것이 포인트인데, 크랭크축은 800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이슬람학자 알 자자리가 우물에서 물 긷는 펌프를 만들며 발명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산업혁명의 기본 바탕이 되었다고 하니 세상을 바꾼 발명품이었군요. 스코틀랜드 무빙토이 특별전에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재치 넘치는 장난감이 가득합니다. 털 없는 고양이, 소시지 그리는 아누비스, 노 젓는 뱃사공, 멍멍 짖는 개, 스파게티 먹는 사람 등 모두 직접 버튼을 눌러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기본 원리는 과학인데 그 위에 디자인과 스토리를 입힌 것은 인문학이니, 재미있는 오토마타 만들기 연구는 융복합 시대에 창의력 키우기에는 최고일 것 같습니다.


환상적인 무빙토이 공연, ‘고딕 키네틱’과 ‘메리 고 월드’

무빙토이를 하나하나 작동해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무빙토이 공연을 보는 것은 관람객을 동화(童話)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오토마타가 환상적인 조명을 입으며 스테레오 음향과 더불어 공연을 하니 한편의 입체 동화(動畵)가 됩니다. 어른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순간이죠. 두 가지 무빙토이 공연은 모두 스코틀랜드의 오토마타 작가인 영국의 에두아르드 버수스키가 만든 대형 작품입니다. 고딕 키네틱은 자전거 바퀴, 재봉틀 등 익숙한 것을 사용하여 더욱 친근한데, 12~16세기 영국의 고딕양식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조명이 만드는 그림자는 오토마타 공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또다른 작품이 되는군요. 메리 고 월드는 훨씬 정교합니다. 세계여행을 하며 얻은 영감으로 만들었다는데 온갖 동화 이야기가 가득 등장합니다. 수작업으로정교하게 만든 오토마타 조각품이 입체 음향에 맞춰 움직이니 모두 살아난 것 같은 마법의 세계가 환상적입니다.



우리나라의 오토마타, 자격루

우리나라에도 정교한 오토마타가 발명되어 실생활에 유용하게 이용되었는데, 1434년 조선 세종 때 장영실이 만든 대형 자동알림 시계 ‘자격루’가 그것입니다.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 가면 그 복원된 실체를 볼 수 있는데, 장영실의 창의성에 감탄하게 됩니다.이번 전시에 등장한 우리나라의 오토마타는 전승일 작가가 만든 죽안거마 오토마타입니다. 죽안거마는 고종과 순종 장례식에 등장한 거대한 나무 말인데, 이것을 소형 오토마타로 만든 작품입니다. 조금 투박한 모습이 아쉬운데 전통을 살리며 오토마타를 도입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전시장 끝에 있는 체험교실에서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 무료체험도 참여해 보길

어린이와 함께 가면 전시장 안쪽 끝에 있는 무료체험부터 먼저 신청해놓고 전시를 관람하길 권합니다. 시간별로 체험인원 제한이 있거든요. 관람과 체험까지 하려면 아마 두 시간을 훌쩍 넘길 수도 있습니다. 관람 계획할 때 참고하세요.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이 예고되는 등 변화 속도가 가히 LTE급입니다. 컴퓨터, 인터넷을 바탕으로 ‘지능정보기술의 결합’이 핵심이라고 하는데, 달달 외우는 지식을 넘어 기계가 하지 못하는 창의력이 필수인 시대입니다. 물질의 풍요가 오히려 창의의 빈곤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무빙토이전을 관람하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