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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눌수록 더 커지는 마법의 빵을 아시나요? - 올해로 60년 된 ‘성심당’의 임영진, 김미진 부부와 함께

동글동글한 얼굴에 푸근한 인상. 갓 구워낸 단팥빵을 닮은 임영진 대표는 첫눈에도 정직한 얼굴, 선한 표정이었다. 35년을 함께 산 아내 김미진 이사 또한 자애롭고 따뜻한 얼굴로 빵에 담긴 철학을 소신 있게 조곤조곤 들려주었다. 이 부부를 보니 성심당 60년의 역사가 어떠한 흐름으로 우리 곁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는지, 그 중심에서 이들이 어떠한 가치를 지키고자 애를 썼으며 그 노력이 지금의 성공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성심당은 추억입니다
지금이야 갈 곳 많고 먹을게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1970년대, 80년대만 해도 우리네 어머니들은 갈 곳이, 먹을 것이 많지 않았다. 그랬던 그녀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곳이 바로 성심당이다. 달달한 크림빵 하나에 까르르 웃음꽃을 피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던 학창 시절, 그 시절을 지나온 분들에게 성심당의 빵은 사랑과 우정, 낭만을 담고 있는 타임캡슐이다.


그런가하면 1987년 민주화 열기가 한창 뜨거웠던 무렵, 가게 앞에서 대치중이던 시위대 학생들에게 빵을 나눠줬다는 이유로 검찰에 불려가 고초를 겪기도 했다는 임영진 대표. 60년의 세월동안 크고 작은 역사와 추억들이 그가 빚어낸 빵과 함께 어울려 눈물도 됐다가 웃음도 됐다가 참 많은 이야기 꽃을 피워냈다.

 

성심당은 문화입니다
1956년 임영진 대표의 부친이 대전역 앞에서 찐빵 가게로 시작한 성심당. 올해로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문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60년 역사 속에서 성심당이 갖는 자취는 작지 않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은 한때 대전의 모든 상권이 집중된 가장 번화하고 화려했던 중심지였으나 도청이 이전되고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상권은 쇠퇴하고 공동화 현상을 겪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터줏대감처럼 원도심의 흥망성쇠와 함께 해온 곳이 성심당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원도심의 근대문화유산과 문화 콘텐츠가 저력을 발휘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성심당이 큰 활력소가 되면서 원도심은 대전의 대표 관광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듯 성심당이라는 이름 자체가 대전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대전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만큼 대전시에서는 성심당과 함께 손을 잡고 대전 알리기에 나설 정도이다.

 

성심당은 나눔입니다
단순히 빵집을 넘어 지역의 어엿한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성심당. 이곳의 빵은 유난히 신선하고 맛있다. 그 이유는 당일 제작,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전날 팔고 남은 빵은 과감하게 판매대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상자에 담겨 노숙자 쉼터를 비롯한 복지 시설에 기부된다. 이렇게 매일 매일 기부되는 빵들을 한 달 평균 금액으로 따지면 3천만 원 가량 된다고.


“제가 빵집을 착하게 잘 운영하면 다른 사람들이 ‘아 이런 식으로 해도 성공하는구나. 나도 한 번 따라 해보자’고 용기를 낼 수 있죠. 비록 작은 빵을 팔지만 세상을 밝게 바꾸는 것이라고 믿었어요.”

 

 

 

 


400여명의 직원을 이끄는 임영진 대표. 그는 직원들에게도 나눔을 강조한다. 매달 선행 챔피언을 뽑아 격려하고 직원들의 직원들의 선행 수기를 담은 책자를 발간하며 승진 때 선행을 얼마나 했는지 여부가 큰 기준이 될 정도이다. 그가 나눔을 강조하는 이유는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음식 맛은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어떤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좋은 맛을 낸다고 하니 ‘나눔’은 성심당 레시피의 제일 꼭대기에 오를 만하다.


과연 그의 선한 의도와 경영 철학은 위대한 성공을 낳았다. 성공을 부르는 경영 철학이나 방식이 특이하게 다른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간과하기 쉽고 잊기 쉬운 가장 기본적인 것을 그는 잘 살려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가 알려준 특별하지 않은 성공 비결을 잘 새겨둬야 할 것이다.


“성심당의 빵을 만드는 레시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심당의 마음을 갖고 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정미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