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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전통과 멋스러움을 간직한 전통시장을 가다 충남·대전의 대표 전통시장, 청양시장과 역전지하상가



시장의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흔히 생각하는 모습들이 있을 것이다. 야채·채소를 파는 할머니들, 각종 수산물이 싱싱하다며 사러오라고 손짓하는 아주머니들, 온갖 생필품들을 파는 아저씨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을 것 같은 만능 보물창고다. 지난 6월 30일과 7월 4일에 각각 ‘청양시장’, ‘대전역전지하상가’를 설문조사차 다녀왔다.


청양시장

청양시장의 첫 느낌은 말 그대로 시골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시장 입구에 처음 들어섰을 때, 어릴 적 오일장이 열리는 날에 엄마 손을 잡고 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오후 3시쯤 고객들이 많지 않아 시장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노을이 질 때쯤에야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나오는 고객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시장에는 활기가 살아났다. 처음으로 설문조사를 해준 고객은 지나가던 50대의 여성 두 분이었다. 처음에는 싫은 듯했지만 점차 선뜻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청양군민이라던 그들은 동네의 대표 시장인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줄고 낙후되는 느낌을 받는 것이 싫다며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했던 고객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분은 30대의 젊은 부부였다. 이들은 필자를 보고 먼저 관심을 보였다. “어디서 왔어요? 대전MBC에서 여긴 무슨 일이에요?” 등의 질문을 먼저 해왔다. 그들에게 간략한 설명과 설문지를 건네자, 그들은

이곳처럼 청정지역이면서 살기 좋은 곳을 대표하는 시장이 발전해야 된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 향후 청양시장을 더 많이 이용할 30대의 젊은 고객들도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청양군민들의 시장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상인들을 설문조사했다. 상인들은 설문 초반에는 장사가 되지 않아 심드렁해 보였으나 필자가 이리저리 돌아다니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어느 상인은 질문을 하기도 전에 먼저 다가와 “나도 줘봐.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건 나서서

해줘야지.”라며 설문지를 받아갔다. 그리고 그 상인은 “날씨도 더운데 여기 우리 수박 먹는데 와서 좀 먹으면서 해.”라며 수박을 주며 설문조사에 응했다. 전통시장만의 푸근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여러 상인들에게 들어보니 다들 하나같이 말했

다. “고객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근처에 대형마트가 입점하면서 경쟁에서 밀린다.” 청양시장의 활성화와 발전을 모두가 바라고 있었다.


대전역전지하상가

대전의 지하상가에는 ‘역전지하상가’와 ‘중앙로 지하상가’가 있다. 그러나 흔히 지하상가하면 ‘중앙로 지하상가’만을 떠올릴 것이다. 필자 또한 이전까지만 해도 역전지하상가는 ‘은행동’ 또는 ‘중앙로 지하상가’를 가기 위해 지나가는 곳, 혹은 ‘전자기

기나 연령대가 높은 층의 의류를 파는 곳’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만큼 대다수의 젊은 층의 사람들은 역전지하상가에는 관심이 적은 상태이다. 그렇기에 더욱 대전 역전지하상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역전지하상가를

처음 들어갔을 때 청양시장에 비해 많은 인파가 있어 놀랐다. 


비록 위치나 외형 등이 다르다 하여도 같은 시장의 일부인데 이렇게 인파의 차이가 나는구나 싶었다. 그날은 매우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더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도 다수 보였다. 지하상가의 중앙에 위치한 곳에 있는 의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

다. 더위를 식히는 사람, 약속장소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쇼핑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공존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만남의 광장이라고 불렀다.


우선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청양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더 적극적이며 흔쾌하게 설문에 응해주었다. 역시 여기도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시장 활성화에 찬성하는 반응이었다. 상

인들도 설문조사에 적극적이었다. 어느 가게 앞에서는 상인분이 필자를 불러 갔더니, 여기 있는 4명 모두 상인들이니 설문지를 달라고 했다. 이곳 역전지하상가도 마찬가지로 이전만큼 장사가 안 되어 힘들다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이 두 곳은 모두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이다. 하지만 국내의 대다수 전통시장들은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에 밀려 낙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설문조사를 하며 옛 전통과 멋스러움을 간직한 전통시장이 이렇게 계속해서 낙후되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이들의 활성화를 위해 좀 더 볼거리, 먹거리, 놀 거리가 넘치는 시장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해 많은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며, 우선적으로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과 상인이 함께 시장의 발전의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보면 어떨까 싶다.


김준상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