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가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에듀힐링프로젝트’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예외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을 학교에서 지냅니다. 그것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하루의 절반이 넘는 시간 동안 말이죠. 하지만 찬란하기만 할 것 같은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학교에서 과연 행복할까요? <학교, 행복을 꿈꾸다>는 그 물음에 답을 찾고자 직접 학교로 찾아갔습니다.
학교는 나에게 행복한 곳인가
제작진은 가장 먼저, 대전의 괴정중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미성숙한 자기 정체성과 자신들을 이해 못하는 어른들과의 갈등을 겪고 있을 중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나에게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답해보라고 했습니다. ‘감옥’, ‘지옥’, ‘밥 주는 곳’과
같은 일차원적인 대답이 나오자 담임선생님은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그 장면을 보고 있는 저 또한 놀랐습니다.
입 꼬리를 조금만 올리면 참 예쁜 웃음을 지을 것 같은 아이들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지내고 있는 학교에 대해서 힘없이 말하니 참 슬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곳’, ‘재미있는 곳’이라는 긍정적인 답도 들렸습니다. 생각
해 보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시절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교 때의 추억이 가장 행복했던 것은 고민을 털어 놓고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누구나 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행복하고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겠죠. 그런 학생들을 위해 필요한 곳이 바로 ‘가정형Wee센터’입니다. 학교나 부모님에게 성적과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학생들이 잠시 머무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상처 입었던 학교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아이들은 힘이 들 때 이곳에 잠시 들러 밥을 먹기도 하고 센터의 선생님들과 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가정형 Wee센터’ 외에도 대전교육청의 ‘에듀힐링센터’는 학생들, 그리고 선생님들까지도 좋은 전환점을 가질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갈등하는 자녀와 부모간 문제 상담뿐 아니라 학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에듀코칭’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답하고 질문하며 학생들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학생들이 왜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등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도 함께 행복한 학교를 위해학교라는 공간 속의 아이들도 여러 가지 고충이 있겠지만, 나날이 늘어나는 교권침해 사례와 같이 선생님의 상처에도 우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해마다 수천 건을 넘나드는 교권침해 사례는 믿기 어렵겠지만 학생 및 학부모에게 받는 폭언과 욕설, 수업 방해, 교사 폭행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일들은선생님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줍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직업 만족도가 최하위를 차지하는것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함께행복해질 수 있는데 말입니다. 꼭 대전교육청을 방문하지 않아도 텔레코칭이 가능해 더욱더 많은 선생님들이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코칭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대전의 목양초등학교와 지족고등학교의 학생들 또한 중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보여주었습니다. ‘학교’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아이들은맑디맑은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 성숙함을 조금씩 안고 가는 중학생 시절을 보내고, 고등학생이 됩니다. 학부모, 학생, 선생님 중 누구라도 불행하다면 학교는 행복해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MBC <학교, 행복을 꿈꾸다>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기 위해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하는지를 다양한 눈높이에서 보여준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김혜빈 / 대전MBC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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