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20세기를 지나 21세기를 살면서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변화가 빠른 역사의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재미있게 강의하는 분의 노력도 있었지만, 사회적으로 국민들이 촛불을 들을 수밖에 없었던 사건으로 전 국민이 역사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죠. 작년 한국사 관련 서적의 판매 상승세가 최고였다고 하니 국민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증명이 됩니다. 오는 4월 29일은 윤봉길 의사가 상하이에서 일제를 향해 도시락 폭탄을 던진 지 85주년이 되는 날인데, 마침 대전MBC의 인기 TV프로그램 <허참의 토크&조이>에 역사학자 김삼웅 씨가 출연한다고 하여 시청했습니다.
역사학자 김삼웅, 그는 누구인가?
김삼웅 씨는 1943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독립운동사와 친일반민족사 연구에 몰두한 역사학자입니다. 야당의 당보인 민주전선 편집을 20년 동안 맡았고 서울신문 주필을 거쳐 제7대 독립기념관 관장(2004~2008)을 역임했습니다.
1996년 「박열 평전」을 비롯하여 75세인 올해 2월에 발행한 「의암 손병희 평전」까지 30권이나 책을 썼는데, 김구, 안창호 등 독립운동가 인물평전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독립기념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광복 60주년을 맞아 독립기념관의 넓은 입구에 815개의 태극기를 게양하고, 독립유공자 유적지를 찾아 중국을 설득해 기념비를 세우고, 친일 신문 윤전기를 하와이에서 독립신문을 인쇄했던 윤전기로 바꿔 전시한 일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합니다.
프로필을 보니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살면서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셨을 것이라는 것이 능히 짐작이 됩니다. ‘역사는 진실 되게 시비곡직을 가려야 한다’는 한결같은 소신으로 역사 연구를 하니 김삼웅 씨가 기고하는 인터넷 신문 누적 방문자 수가 무려 1,000만 명에 이를 수 있었겠지요. ‘3.1운동’은 거의 모든 국민이 참여했으므로 ‘3.1혁명’으로 불러야 한다면서, 굴곡진 근현대사의 빈칸을 메워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는 말씀도 했습니다.
역사학자 김삼웅이 말하는 역사 인물 다시 보기
평전을 쓴 인물 중 홍범도 장군, 한국의 루소인 조소앙 선생, 그리고 영화 ‘암살’에도 등장한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일제가 가장 겁냈던 사람이 홍범도 장군이고 그 다음은 김원봉 단장, 그리고 김구 선생이었다고 합니다.
홍범도 장군은 청산리대첩,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일본군의 추적을 피해 러시아로 갔다가 스탈린의 소수민족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끌려가, 현재 카자흐스탄에 묘소가 있다고 합니다.
조소앙 선생은 1917년 대한독립선언을 쓰고 임시정부 헌법과 선전포고문 등 주요 선언문을 모두 쓴 분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그 의미가 중요한 삼균주의를 주장했는데, 6·25전쟁 때 납북되어 북한에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중국 쑨원의 삼민주의는 외우면서 우리의 삼균주의는 잘 가르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약산 김원봉 단장은 일제가 당시 현상금 800원(교사 월급 5원하던 시절)을 내걸고 잡으려 했던 분으로 의열단을 조직하여 독립투쟁을 했습니다. 임시정부의 국방부 장관급을 맡아 활동하다 해방 후 귀국했는데, 미군정 책임자로 재빠르게 변모한 친일 경찰 노덕술에게 잡혀 고문을 당했다고 합니다. 남북협상차 북한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역사에서 잊힌 이름이 되었는데 북쪽에서도 행적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허참의 토크&조이>에서 김삼웅 역사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분이 쓴 평전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국사를 배울 때 근현대사 부분은 진도에 쫓겨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역사의 시비곡직을 균형 있게 다루는 김삼웅 학자의 책을 읽으며 근현대사 인식의 빈칸을 하나씩 채워봐야겠습니다.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적절히 배합하되 평등에 보다 역점을 둔 사상으로, 결과의 평등이 아닌 시작의 평등을 말한다. 정치의 균등(균정권), 경제의 균등(균리권), 교육의 균등(균학권)을 핵심 개념으로 한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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