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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특집프로그램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에서 그 기적을 만나다


 

해발 1,500m 고지에서 험한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목숨 건 등굣길에 나서는 중국 쓰촨성 아이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아래 고지대 마을 어디를 가나 눈에 띄는 학교.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인데요. 문을 닫는 학교들. 우리나라에서도 작은 학교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작은 학교가 사라지기 시작한 건 교육부가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시작한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정책이 시행된 이후 35년 동안 전국에서 문을 닫은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3,678개교. 한 해 평균 105개교, 그러니까 사흘에 한 곳꼴로 없어진 셈입니다. 현재 통폐합 대상인 학교도 2,700곳이 넘는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전체 학교의 40%가 문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 곳곳에서 마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학생 할 것 없이 작은 학교 통폐합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왜 작은 학교는 사라지는가?
반발에도 불구하고 작은 학교 통폐합이 강행되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육부가 추진 과정에서 전국 시·도교육청에 작은 학교 통폐합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당근을 제시했기 때문인데요. 학교를 하나 폐교하는 데 성공하면 많게는 100억 원까지 인센티브를 주다 보니 각 지역 교육청에서는 밀어붙이기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권고 사항이 아니라 강제 규정이라는 성격이 짙어지는 이유입니다. 인센티브를 내세워 교육청을 압박하는 교육부. 작은 학교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교가 문을 닫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지난 2011년 충남 청양군의 한 방치된 폐교에서는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남성 4명이 집단자살을 저지른,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마을은 흉흉해졌고, 주민들은 하나둘씩 떠났습니다.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 사회의 붕괴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거죠.

 

 

다른 나라들의 작은 학교 사례
일본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경우라도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학교 문을 닫지 않습니다. 학교가 없으면 마을이 붕괴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다시 교문을 두드릴 누군가를 위해 잠시 휴교하는 방침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당장 통폐합 대상이 되었을 한 명을 위한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과 삶의 질의 격차가 큰 미국. 미국은 학교를 지역 사회의 중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의 교육은 물론,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학교를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것이죠. 교육과 지역 사회의 상생은 우리 미래의 모습으로도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학교의 기적이 시작되다
대한민국에도 작지만 소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배로 20분 거리인 충남 보령의 작은 섬마을 녹도. 적막했던 충남 서해안의 작은 섬마을에서 무려 11년 만에 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렸습니다. 지난해 녹도로 이사 온 8살 류찬희 군을 위해 11년 동안 방치됐던 폐교를 새로 단장하고 파견 교사의 숙소까지 마련한 겁니다. 경제적인 효율성을 고려하면 어찌 한 학생만을 위한 학교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돈보다 먼저 고려할 것이 분명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학년 학생이 11명인 작은 학교를 졸업한 23살 이민구 선생님.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부재로 자칫 방황하는 학창시절을 보낼 뻔했는데요. 작은 학교 선생님들의 촘촘한 관심 아래 어긋남 없이 교사의 꿈을 이루고 전교생 8명인 고향 인근 초등학교로 부임했습니다. 만약 많은 인원의 학교였다면 꿈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민구 선생님. 2년차 작은 학교 교사인 이민구 선생님이 느끼는 아이들과의 교감이 작은 학교가 일궈낼 큰 기적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의 미래와 꿈의 밑거름이 되는 학교. 이제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가 지역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는 큰 기적을 일으키길 기대해봅니다.

 

이승섭 기자 / 보도국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