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사모광장

부모님의 사랑

대전MBC 2017. 12. 15. 13:40


우리 인간은 인생을 살면서 지나간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가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요즘 같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더욱 지난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대전 중구 침산동에 위치한 ‘대전청소년 수련마을’이라는 시설이다. 이 시설을 소개하기 전에 부모님 에 대한 사랑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상당 히 추상적인 단어로, 이 단어에 대한 정의를 무엇라고 한 단어 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유행가 가사도 있고, 성경 고린도 전서에 나오는 “사랑은 오래 참 고,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고, 오래 참고 영원하다”라는 말도 있다. 

사랑의 종류에는 아가페적 사랑, 에로스적 사랑, 필로스적 사 랑, 스트로게적 사랑 등 다양한 표현을 한다. 여기서 아가페적 사랑은 진실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의미하는데, 하나님의 우리 인류에 대한 끔찍한 사랑과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이 에 해당된다. 에로스적인 사랑은 감정적인 이성간의 사랑이 고, 필로스는 친구간의 우정의 사랑, 스트로게는 가족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여기서 가장 고귀하고 희생적인 사랑인 아가페적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있는 시설도 그러한 사랑의 산물이라고 봐 도 과언이 아니다. 대전 용운동에서 목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는 대전 중구 침산동 산21번지와 22-2번지 임야를 매입, 나중 에 그 땅을 대전의 청소년수련장으로 대전시에 기부했다. 당 시 26억 원 상당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같이 개인주의화 되고, 정이 메마른 사회에서 자라나는 미래의 꿈나무를 위해 엄청난 결정을 하신 것이다. 

아버지의 호는 설봉인데, 눈 ‘설’자에 봉우리 ‘봉’으로 항상 눈 처럼 깨끗하고 순수함을 추구하신 분이다. 1996년 9월 23일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열과 성을 다하여 수련마을을 가꾸신 것을 기억한다. 농장의 배나무, 복숭아나무, 주목, 모과나무, 감나무, 꽃사과나무, 목련 등 다양한 유실수를 직접 심었고, 생활관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 애쓰셨다. 

“인생은 잠깐 있다 가는 연극의 한 장이니, 살면서 뜻깊고 보 람 있는 일을 해라.”


생전 자식들에게는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을 갖고 어려운 사람 을 늘 생각하고 도우라는 가르침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다. 청소년수련마을의 시설은 생활관 2개, 강당 2개, 회의실, 서바 이벌 게임장, 스카이점프장, 세줄타기장, 인공 암벽장, 래프팅 장 등 명실 공히 대전, 아니 전국에서 제일 훌륭한 청소년 활동 시설이다. 2016년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시설 평가에서 최우수 시설로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수용인원이 496명이고,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 프로그램도 무수히 많다. 다 만, 이 시설이 대전 시내에서 접근성이 떨어져 대전시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참고로 대전의 청소년시설은 만년동의 평송과 침산동 소재 대 전청소년수련마을 두 곳이 있다. 두 시설의 공통점이 있는데, 청소년들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가졌던 두 분이 본인 소유의 재산을 대전시에 기부함으로써 이루어진 청소년 활동 시설이라는 것이다. 평송청소년수련원은 1990년 평송 이남용 선생이 평생 모은 30억 원을, 대전청소년수련마을은 나의 아 버지(정길준)가 45,000평의 대지를 대전시에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내일의 주역이 될 청소년은 건강하고 슬기롭게 자라야 한다” 는 모토로 설립된 두 시설은 대전의 큰 자랑거리다. 전국의 어 느 청소년 활동시설보다 훌륭한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부친 이 평생 모은 재산을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한 것처럼 나 또한 청소년들을 영원히 사랑하며 그들이 항상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고군분투할 것을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요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가끔 본다. 출연하는 자연 속의 주인공들이 주변의 환경 속에서 잘 적응해 나가는 것을 보고, 자연과 함께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또 청소년수련시 설에서 한 가지 더 진리를 터득했으니 그것은 사람은 자연에 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항상 자기보다 남을 섬기고, 배우는 자세로 겸손하게 살아라’ 라는 평범한 말 속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져 있음을 상기해 본다.


대전청소년수련마을 상근이사 / 정운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