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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들의 축구 경기, ‘KAIST AI(인공지능) 월드컵 2017’
대전MBC
2017. 12. 8. 15:42
인공지능(AI) 월드컵이라니 일단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로봇축구는 작은 로봇이라는 실체를 사람이
조종하는데, 인공지능이 축구를 한단 말이죠? 알파고가 인간 이세돌과 바둑을 두면서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흥미에 불
씨를 당겼는데, 이제는 자기들끼리 경기를 한답니다. 12월 1일, 카이스트 KI빌딩 퓨전홀에서는 세계 최초로 열린 AI
월드컵 결선이 있었습니다. 예선에서 올라온 네 팀이 결선을 치루고 사상 최초로 AI 월드컵의 우승자를 가렸습니다 .
인공지능이 활용될 미래 세상
예전에 SF 미래영화 속에 등장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가지며 스스로 발전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야
기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
(1984~2015)에서는 인공지능이 스스로 기계군단을 만들어 핵
무기로 파괴된 암담한 미래시대에 인간과 전쟁을 벌이는 스토
리였고, 영화 ‘아이 로봇(I, Robot:2004)’은 창백하리만치 새
하얀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인공지능이 로봇을 조종해 인간과
대결하는 영화였습니다.
반면에 인간의 사랑을 갈구하고 생명체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이야기를 다룬 ‘AI(2001)’, ‘바이센테니얼 맨
(2000)’ 같은 영화도 있었습니다.
기억나는 이런 영화들이 거의 새 천년 시대를 전후해 만들어
진 영화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새로운 천년이 어떻게 열릴지
예측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인공지능 쪽으로향했고, 상상 속 세상의 일은 아마 실제로 연구에 돌입했을 것
으로 생각됩니다. 인간이 먼저 상상하고 상상 속 세상을 소설
과 영화로 보여주면,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몇 십 년 내에 그
대로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실현되는 것을 봅니다. 미래 시대에
대한 환상적인 기대감도 있지만, 나쁜 인성의 과학자나 잘못된
방향으로 스스로 학습할지도 모르는 인공지능이 은근히 걱정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하더
라도 “지구를 구하라”는 명령보다 “사람을 구하라”는 명령을
빼도 박도 못하게 최우선에 놓는다면 두려움이 덜어질지도 모
르겠습니다.
화면에서 벌어지는 인공지능팀의 축구경기, AI 월드컵
AI 월드컵 경기는 마치 E-Sports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화면
에 경기 장면이 보이고, E-Sports를 많이 본 듯한 카이스트 학
생들의 중계와 해설이 관전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E-Sports는
사람이 직접 컨트롤하지만 AI 월드컵 경기는 처음에 프로그
래밍된 작전을 바탕으로 AI 선수들이 경기를 하며 스스로 학
습하고 방법을 찾아 갑니다.
카이스트에서는 7월 28일에 AI 월드컵 설명회를 열고 접수를
받았습니다. 10월 한 달간 연습을 거쳐 11월에 시범경기와 18
개 팀의 예선이 진행됐습니다. 카이스트 각 연구실의 세 팀과
전북대 연구실팀 등 네 팀이 결선에 올라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렸습니다.
전북대 AR Lab팀은 전북현대모터스처럼 ‘최선의 방어는 공
격’을 전략으로, 모두 공격수로 활용해 신속한 공격을 펼치고
우승컵과 상금 천만 원을 거머쥐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공격
하고 방어할지 인공지능 선수에게 스스로 선택하도록 했다는
데, 경기를 하며 AI 선수들이 득점 요령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보여 신기했습니다. 페널티박스에 수비선수가 셋 이상
있으면 퇴장되는 규칙을 이용해 상대 선수를 밀어 넣거나, 5초
이상 공이 멈추면 경기가 리셋되는 규칙을 이용해 지연 전략도
쓰는 등 흥미진진했습니다.
AI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관람객이 가득했는데,
외국인은 물론 자녀와 함께 온 엄마도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외국팀까지 확대한다고 하니 이번 경기를 바탕으로 경기 규칙
이나 전략이 한층 발전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마침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에서는 AI 시대의 바둑에 대한 시민강좌가 열
리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 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연구센터, 042-350-4687)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