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유성의 대표 축제로! 40여 종의 국화꽃이 만개했던 ‘유성국화전시회’를 다녀와서
가을의 대표적인 꽃을 꼽으라면 들길에 소박하게 피어 거리를 빛내는 코스모스도 있지만, 가을꽃의 여왕은 누가 뭐래도 국화이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시작하는 국화는 단풍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친숙한 꽃이다. 이런 가을의 여왕 국화를, 가까운 대전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하여 찾아갔다. 유성구 유림공원에서 열린 ‘유성국화전시회’가 바로 그것이다. 10월 1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유성국화전시회는, 이름만 얼핏 듣고 단순히 국화만 전시해 놓은 평범한 전시회라고 보면 큰 오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가히 ‘축제’라고 불릴만한 다양한 요소들을 갖춘 대전의 알짜배기 축제 중 하나이다. 심지어 그동안 방문했던 대전시민 및 관광객들도 국화전시회가 아닌 국화축제로 이름을 기억할 정도이고, 포털사이트에서 국화축제를 검색하면 대표적으로 유성국화전시회가 검색되고 있다.
풍성한 볼거리로 무장한 가을축제
그럼, 유성국화전시회가 가진 축제의 요소들이 무엇일까?
가장 먼저, 풍성한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국화전시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름다운 국화꽃이 만발해 있다.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도록 연인들이 사진을 찍을 낭만적인 공간이 유림공원 국화전시장 곳곳에 포진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나 라바 등의 캐릭터와 함께 국화가 전시되어 있는 ‘토피어리 특별전시장’은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가족과 연인 모두를 아우르는 포토존 구역이 있는데, 한 번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대인기다. 또한, 전시회에서 선보인 국화는 유성구청 직원들 및 대전교도소 수용자들이 직접 재배하였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넘어 큰 의미까지 선사해주는 축제이다.
다양한 전시물과 함께 국화와 어울리는 가을 억새 및 야경을 위한 LED조명, 전통 분재 등도 볼만한 축제요소이다. 특히 수석협회에서 수석전시회를 함께 열었다. 수석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수석동호회의 수준 높은 수석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처럼 주인공인 국화뿐만 아니라 가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준비해 놓아 맘껏 가을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행사 주최 측에서는 인스타그램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유성구청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한 후 게시글 작성 시 해시태그 ‘#유성국화전시회왔어요’를 입력한 게시글을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준다. 전시회를 방문하고 국화꽃 주변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에게 업로드의 기쁨을 함께 선사하는, 요즘 축제에 가장 어울리는 이벤트이다.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
두 번째는 체험이다. 볼거리를 충족하는 단순한 행사이면 ‘전시회’라는 이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유성국화전시회에서는 대전시민이 몰리는 주말마다 다양한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28일에는 ‘사회적경제한마당’이라는 사회적경제기업 기념행사가, 29일에는 생산자·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로컬푸드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매주 주말마다 행복팜 프리마켓을 운영하여 농부들의 로컬푸드/수제요리, 작가 수공예품 판매 및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1일에는 세 가지의 다채로운 축제가 한 번에 열려 많은 대전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자원봉사 대축제’, ‘작은 도서관·솜씨한마당’, ‘복지한마당’으로, 세 구역으로 나누어 다양한 부스를 마련하였다. 캘리그라피나 장애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태백산맥’, ‘정글만리’의 저자인 조정래 작가 초청행사였다.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행사 이후 시간까지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서는 모습이었다.
국화꽃 향기와 어우러진 공연들
전시와 체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연이 축제의 모습을 장식했다. 특히 축제가 시작된 14일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팝&재즈콘서트인 ‘국화음악회’가 열렸다. BMK, 이정식밴드, 이사벨 등 내로라하는 팝과 재즈의 상위 보컬들이 모여 국화전시회를 음악으로 가득 채웠다. 또한 금·토·일요일마다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열어 저녁에 오는 시민들의 귀를 풍성하게 하였다. 국화꽃 사이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국화꽃의 정취를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유성국화전시회라는 축제의 온전한 모습을 맘껏 느낄 수 있었다.
매년 10월 개최하는 유성국화전시회가 8회째를 맞이하며, 점점 지역의 대표 축제로 위상을 떨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10월 29일까지 전시가 지속될 예정이므로, 갈수록 짧아지는 가을의 정취를 깊게 체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번 주말에 방문해보길 바란다.
정미연 /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