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기자로 살아간다는 것! 신속정확한 뉴스를 위해 오늘도 ‘열혈편집’ 중~
바쁘다 바빠! 보도국에서의 하루는 항상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흘러간다. 현장을 누비는 기자들과 스튜디오에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애쓰는 앵커·아나운서, 뉴스를 무사히 내보낼 수 있도록 진행하는 뉴스센터의 PD와 스태프 등.
그 틈바구니 속 나는 편집기자라는 직함을 달고 이곳 대전MBC에서 1년 5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편집기자? 생소한 이름 덕에 모르는 이에게 내 소개를 할 때면 가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화가 흐르곤 한다. “대전MBC에서 편집기자직을 맡고 있어요.”, “기자님이요? 제가 기자님을 몰라뵀네요!”, “아이고, 그 기자가 아니고 ….”
사실 내 정확한 주요 업무는 취재기자가 작성한 10~50초 분량의 단신 기사를 뉴스로 내보낼 수 있게 내용에 맞게끔 영상을 편집하는 일, 간추린 소식을 전하는 뉴스 속 코너 <이모저모> 편집, 타사와 자료를 주고받고 그날그날 촬영한 촬영본 또는 새로 들어온 자료를 서버에 보관, 뉴스센터에서 뉴스 진행시 테이프를 재생하는 업무 등이다. 쉽게 말해서 간단한 영상 편집과 자료 보관을 맡고 있다. 이렇게만 두고 본다면 업무 내용은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데,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진이 다 빠져버린다. 보도국에서의 모든 일이 ‘생방송’ 뉴스에 맞춰 ‘정확’, ‘신속’하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몸이 여러 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평소에 쓰지 않던 편집 프로그램을 익혀야 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거기에 방대한 보도국의 영상 자료를 빨리 파악해서 뉴스가 시작되기 전에 편집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했고, 그 와중에 기사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서 틀린 그림을 붙이지 않아야 했다. 지금 편집한 영상이 초상권을 침해하진 않는지,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장면 등이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는지, 그리고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상 위주로 편집됐는지 등의 사항을 기사 하나하나마다 끝도 없이 검열해야 했다. 신경 써야 할 건 너무 많은데 기사는 야속하게도 계속해서 쏟아지고 그를 어떻게든 소화해내려고 한 시간 걸려 가는 회사를 매일 한 시간 일찍 도착해 기사를 읽고 편집하고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나름대로 치열하게 업무에 임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자소설같게도 느껴지는데, 아무튼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업무가 손에 많이 익었지만, 여전히 기사는 쏟아지고 주어진 시간 내로 일해야 하는 건 똑같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것도 포기한 채 편집실을 떠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편집만 하는 신세인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편집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 <이브닝뉴스>와 <뉴스데스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며 내가 편집한 영상이 TV에 나오고 있는 걸 보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신기하고 뿌듯하기에 이 일을 계속하고 있지 않나 싶다. 애초에 관련 학과를 나왔음에도 방송국에 가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얼떨떨하기도 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난 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항상 안방에선 MBC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이곳에 온 뒤로 부모님은 유독 MBC 채널을 많이 시청하신다. 더더구나 <뉴스데스크>는 꼭 보는 프로그램이 됐다. 크게 내색하진 않으시지만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신속정확한 뉴스 전달을 위해, 계속 대견한 딸이 되기 위해 손에 땀나도록 ‘열혈편집’을 해야겠다.
최주원 편집기자 / 보도국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