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달라졌다” <대전MBC배 전국태권도페스티벌> 녹화중계를 마치고
전국 대회 규모로 성장한 <대전MBC배 전국태권도페스티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2017 대전MBC배 전국태권도페스티벌>이 서천국민체육센터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는 7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치러졌지만 올해 대회는 두 배가 넘는 1,600여명이 참가해 부득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경기를 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참가 선수의 수뿐만 아니라 참가 지역도 훨씬 광범위해져 대구에서 참가한 중학생이 개인품새 부문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서울에서 온 여고생이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대전MBC배 전국태권도페스티벌>이 타이틀에 걸맞게 전국 규모의 대회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대회장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지난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는 사실이다. 대회 마지막 날 각 부문별 결승전을 녹화중계하기 위해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넘치는 활기와 에너지는 비단 참가자 수가 많아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눈에도 태권도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점수를 지키기 위해 소극적으로 수비에만 치중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사라지고 모든 선수들이 쉴 새 없이 공격에 나서고 있었다. 경기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고 경기 시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다 보니 선수는 물론 관중들도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태권도가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였다니, 괄목상대의 순간이었다.
한층 더 진화한 태권도 경기를 중계하며
사실 태권도는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 무술에서 기원한 운동경기로, 우리나라가 종주국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국민 누구나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관람하는 스포츠이긴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지나치게 점수 위주로 진행되는 경기 모습에 많은 팬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이어졌다. 위기감을 느낀 세계태권도연맹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에서 열린 총회에서 경기규칙 일부 변경을 단행했다.
반칙 행위에 대해 두 차례 경고를 받아야 1점을 감점했던 규정을 경고 없이 즉시 1점 감점으로 바꾸었고, 몸통 공격에 주어지던 점수를 1점에서 2점으로 올렸으며, 수비를 위해 발을 올리는 행위에도 1점을 감점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미리 점수를얻은 뒤 도망 다니거나 공격하는 척하며 넘어지면서 시간을 끄는 행위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진 것이다. 또 몸통 공격으로도 2점을 얻을 수 있다 보니 단번에 고득점을 하기 위해 머리 공격에만 집착하는 모습도 사라지게 됐다. 한마디로 공격을 하지 않으면 경기에 이길 수 없고 다양한 공격 기술 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태권도의 이 같은 변신은 누구보다 관람객에게 반가운 일이기도 하지만 스포츠PD 입장에서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포츠PD라면 누구나 맥 빠진 경기를 중계하기보다 선수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역동적인 경기를 중계하기를 원하
기 때문이다.
태권도가 누구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스포츠로 변신했다. 팬들과 함께하기 위해 태권도인들 스스로 이뤄낸 결과다. 이제 대전MBC의 차례다. 내년 대회를 더욱 알차고 성대하게 치러내기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신영환 / 보도국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