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열두 개, 사랑 가득한 견우직녀축제 열두 번째 마당
8월 28일 월요일이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월칠석인데 하루 앞당겨 지난 주말에 엑스포 시민광장과 견우직녀다리(엑스포 다리) 위에서 ‘2017견우직녀축제’가 열렸습니다. 작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축제현장을 찾아 즐겼는데, 올해는 신세대 견우와 직녀가 만났는지, 눈물도 조금만 흘리고 만남을 신나게 즐긴듯 비가 거의 오지 않고 날씨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잘 놀고 헤어짐이 슬펐는지 칠석날 밤이 되니 어김없이 비가 쏟아졌습니다.
12개의 하트가 만난 열두 번째 견우직녀축제
올해 견우직녀축제의 상징이 어떤 것인지 기억나는지요? 분홍색 바탕에 노란 하트 12개가 원을 그리고 중앙으로 향하는 모습이지요. 12개의 하트는 각각 기다림, 용서, 만남, 건강, 감사, 꿈, 배려, 나눔, 용기, 행복, 그리움, 사랑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천년의 그리움과 영원한 사랑을 그려 넣은 모양이라고 합니다.
한 회에 하나씩 실현했다면 올해는 열두 번째 맞는 축제이니 완벽하게 사랑의 원을 완성한 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축제 2주 전에 미리 열린 미혼 남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사랑 더하기’에서 네 커플이나 탄생했다고 해요. 열두 번째 축제에 12개의 하트가 완성된 해이니 새로 탄생한 네 커플 모두 내년 축제 즈음에는 좋은 소식으로 결실을 맺으면 좋겠습니다.
축제의 여러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견우직녀 편지 타임캡슐’이죠. 작년 축제 때 아름답고 깊은 마음을 써넣고 1년이 지나 편지를 찾아가는 사람의 마음은 훨씬 더 깊어졌을까요? 올해 새로 편지를 써넣는 연인이나 가족들도 마음을 글로 표현하면서 그 정성스런 마음이 더욱 진지해질 것입니다. 어쩌면 견우직녀 편지 타임캡슐은 모든 연령층에게 축제의 의미를 새기는 가장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세 쌍의 커플이 새로운 마음을 다지며 부부로 재탄생
주말 이틀 동안 진행된 견우직녀축제는 크게 음악과 사랑, 파티로 구성되었지요. 첫날의 사랑은 ‘백년해로상’과 ‘사랑 더하기’ 소개였고, 둘째 날의 사랑은 ‘리마인드웨딩’이었습니다.올해 리마인드웨딩쇼에는 세 커플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모처럼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로 성장을 한 부부들이 예쁜 부케를 앞에 두고 살짝 긴장된 표정이었습니다. 신랑 신부가 각각 무대 양쪽에서 올라 중앙에서 만나는데 진짜 결혼식장에 입장하듯 설레는 장면이었고 그 순간 예쁜 거품방울이 무대 위를 수놓으며 한껏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세 커플은 각각 결혼 28년차, 20년차, 14년차인 부부였습니다.시댁의 반대를 이겨내고 지금은 잘생긴 두 아들을 둔 28년차 부부는 둘째 아들이 부르는 축가에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20년차 부부는 1993년 대전엑스포 때 우연히 만나 장거리 연애 끝에 결혼했다고 합니다. 11월 10일이 결혼 20주년인데 화재로 결혼사진이 모두 없어져서 리마인드웨딩을 생각하던 차에 좋은 기회를 만났다고 기뻐했습니다. 결혼 14년차 부부는 놀랍게도 아직 30대였습니다. 대학동기로 만나 23세에 결혼하여 7살부터13살까지 네 명의 아이를 둔 애국자인데, 마치 처음 결혼하는 부부 같았습니다. 올해 남편이 정규직이 되었다는 소식에 관람하는 시민들의 축하를 듬뿍 받았습니다.
노을이 아름다운 견우직녀 다리 위의 향연
낮 시간에 무대를 달군 ‘칠석우 록 페스티벌’은 가족 단위 참석자들이 듣기에 조금 과한 느낌이어서 밤 시간 클럽파티 공연으로 추진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해가지기 시작하면서 견우직녀 다리에서 바라보는 갑천의 황금빛 노을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다리 위에 길게 놓인 테이블에 앉아 푸드 트럭의 음식을 즐기는데 강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오니 마음이 강물 위를 떠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푸드 트럭 종류도 많이 준비되어 먹을 것이 다양했는데 가격이 조금 내리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트 열두 개가 한 다스를 채운 올해 열두 번째 견우직녀축제를 보내며 내년에도 더욱 개선되고 나아가는 견우직녀축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