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도시정상회의(APCS)의 서막 대전시립미술관 ‘헬로우 시티’展 방문해 보니
2017년 APCS 개최 도시는 대전!
대전이 2017 APCS(아시아 태평양 도시정상회의) 개최 도시로 결정된 것이 벌써 2년 전 일입니다. 호주 브리스번에서 이와 같은 낭보가 날아들었는데,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은 성과여서 대전시청 전광판에 환영의 문구도 뜨고 대형 배너도 걸렸습니다. 9월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100개 도시의 정상들이 대전에 모여 국제회의를 하는데, 각 도시의 정상들이 방문하기에 앞서 여러 나라의 예술가들이 먼저 대전을 찾아왔습니다.
2017 아시아 태평양 현대미술 ‘헬로우 시티’전
지난 주말 둔산대공원에 가보셨나요? 대전시립미술관 앞 깔끔하게 새 단장한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그 옆으로 독특하고 거대한 작품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마치 크고 작은 소쿠리를 똑바로와 거꾸로를 반복하며 쌓아올린 것 같은 형광색 조형물이 높이 솟아있는가 하면, 한쪽에는 거대한 검은 꽃이 피었다 졌다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야외의 이런 조형물들을 보고 있자니 대전시립미술관 안에는 도대체 어떤 작품이 전시되고 있을지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APCS 대전 개최를 축하하는 기념전으로, 아시아, 태평양, 아메리카 대륙의 작가를 초청해 각국의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헬로우 시티’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이슈가 되는 주제를 예술로 표현한 작품전인데, 6월 22일 개막하여 10월 9일까지 전시합니다.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중국, 브라질, 대만, 필리핀 등 8개 나라 작가가 참여하여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설치하였고, 한국 작가로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 백남준과 최정화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6가지 주제로 8개국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한눈에
‘헬로우 시티’ 국제전은 6가지 주제로 펼쳐집니다. ‘불멸’, ‘환상’, ‘재생’, ‘삶과 죽음’, ‘탄생’ 그리고 ‘꿈의 여정’이 그것인데, 고 백남준의 ‘프랙털 거북선’은 ‘불멸’을 주제로 합니다. 1993년 대전 엑스포 당시 기념 제작되어 대전시립미술관 로비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작품이죠? 우리 대전시민이 함께 보유하는 최대, 최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품입니다. ‘환상’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일본)의 ‘거대한 호박’과 탄야 슐츠(호주)의 ‘꽃이 있는 곳에’를 볼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익숙한 ‘거대한 호박’의 실체를 직접 볼 수 있고, 탄야 슐츠는 마쉬멜로 같은 달콤한 색으로 자연을 묘사했는데, 몽유도원도를 모티브 삼아 쾌락을 담은 유토피아를 표현했습니다.
‘재생’에서는 버려진 것을 재구성한 작품을 볼 수 있는데, 펑홍즈(대만)의 ‘신들의 유기소 2’는 대만에서 도박 열풍이 불 때 수천 개의 신상이 만들어졌다가 버려졌던 사건을 모티브로 일확천금의 꿈과 함께 ‘버려진 신’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무려 501개나 되는 크고 작은 신상은 관우, 유비를 닮았습니다. ‘삶과 죽음’에서는 커다란 바위를 머리에 달고 있는 화려한 현대인을 직설적으로 묘사한 것이 흥미로웠는데, 신지 오마키(일본)의 ‘전이적 공간-시간’은 빛과 바람을 타고 느리게 날리는 흰 천의 분위기가 환상적입니다. ‘탄생’에서는 크리스찬 포어(미국)의 크레용으로 구성한 작품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다가 로비로 가면 최정화(한국)의 대형 꽃분홍 돼지가 날개를 달고 천정까지 퍼덕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5전시실에서는 ‘꿈의 여정’을 주제로 호주 원주민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원주민 작품은 서울의 한 전시회에서도 본적이 있는데, 단순 반복인 듯하면서 주술적인 의미를 담은 듯 묘한 분위기입니다. 부메랑 만들기, 친환경 블랙점토 만들기 등 어린이 체험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자녀와 함께 좋은 추억도 쌓을 수 있습니다.(9월 13일까지)‘헬로우 시티’전은 추석 후까지 전시가 이어질 예정으로, 올여름 방학 체험과 예술 피서, 문화데이트 현장으로, 그리고 올 추석 가족나들이 코스로 더욱 인기가 높을 것 같습니다.
주영선 / 대전MBC 블로그 기자